돈을 안 쓰기는 어렵다.
요즘 마케팅 하는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사람의 욕망을 구석구석 잘 긁는지, "저 것"을 소유하게 되면 왠지 내 삶의 한 부분이 업그레이드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. 그런 욕망을 거스르는 것도 한두 번이지, 이걸 지속시키기가 참 어렵다.
그럼에도 욕망을 억누르는 이유는, 미래에 더 큰 욕망(?)이 있기 때문에ㅋㅋㅋ
내 나름대로의 소비욕구를 참는 방법들을 적어본다.

#고민도 삼세판
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물건이 있다면 최소한 세 번은 고민해 본다. 몇 번 더 고민할 때도 있다.
"저 것"을 소유함으로써 내가 누릴 편리함, 만족감.
그리고 "저 것"이 없거나 현재 사용하는 것을 그대로 유지했을 때의 불편함.
두 개를 몇 번씩 저울질하다 보면 그냥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결론 지을 때가 많은 것 같다.
#필수불가결의 결론
여러 번의 저울질 끝에 결국 나한테 꼭 필요한 것이라고 결론 지었다면, 내 주변에 그것을 대체할 만한 물건이 있는지 찾아본다. 내가 예전에 사용하다가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짱박아 뒀지만, "저 것"을 아쉽게나마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이 있는지. 아쉽게라도 대체가 가능한 물건이 있다면, 그런대로 쓴다. 아쉬운 대로 쓰다 보면 "저 것"이 꼭 필요한지 아닌지 더 명확해지고, 그때 가서 질러도 늦지 않다.
#대체불가 판정
이제야 가장 행복한 시간. 내가 구매하려는 것과 그 외 비슷한 물건들을 찾아보면서 뭘 살지 고민한다. 가격, 성능, 가성비 등등. 쇼핑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.
추가로, 카드 상품권 등 혜택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부분도 같이 알아본다.
#지름의 타이밍
가장 중요한 부분이다. 지름신은 무조건 월말에 모신다.
월말이 될 때까지 3주, 4주가 남았다면 월말이 될 때까지 최대한 소비를 하지 않고 버틴다. 만약 월말이 왔는데, 이번 한 달 예산을 거의 다 써서, 지름신을 영접하면 예산초과가 될 경우 아쉽지만 다음 달 말로 미룬다.
길다면 긴 기다림의 끝을 보상받는다는 느낌, 도파민.
그런데 의외로, 그렇게 미루다 보면 구매욕이 사라져서 이득이 될 때도 있다. 필요한 걸 선물이라도 받게 되면 개이득
#통장 쪼개기?
목돈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주는 콘텐츠에서 많이 나오는 부분이다.
돈을 모으기 위해서 쪼갠 것은 아니었고, 월급이 들어오면 보름을 통장에 두고 있더라도 1원이라도 더 받고 싶어서 나는 욕심쟁이니까 월급 수령 통장 외에 CMA통장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.
사회 초년생부터 이렇게 해오다 보니 그냥 익숙하다. 그래서 내 월급통장엔 항상 돈이 없다 ㅜㅜ
소득은 한정적인데 욕구는 넘쳐난다. 그래서 포기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.
가끔은 참 비루하다 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. 주변에 잘 쓰고 잘 먹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 더욱 그렇다.

그래도 먼 훗날 모습을 그려보면서, 지름방어와 투자를 꾸준하게 이어나갈 생각이다.
이렇게 남긴 돈을 시간에 태우려고.
동굴 천장의 물 한 방울 한 방울이 종유석을 만들어내는 것처럼.